[편견타파 릴레이] 컴박사 케이~
독서론 릴레이가 끊기지 않고 턴을 하여 "편견타파 릴레이"로 되돌아왔습니다.
독서론 릴레이의 마지막 주자가 되어버린 라라 윈님의 아쉬움의 발로로 탄생된 "편견타파 릴레이!"
바톤이 주어지기 전에는 재미 있을것 같아 바톤이 오기를 기다렸는데 막상 받고 보니 답답해집니다.
무한님 -> 구차니님 모두 컴퓨터 직업에 종사하면서 일어났던 이야기를 재미나게 해주셨는데요!
저도 IT쪽으로 계속 이어집니다만.... 재미는 기대하지 마세요!
제 과거의 단편을 보시는 정도로 만족하시기 바랍니다.
필자의 사회생활은 컴퓨터학원에서부터 시작이 되었답니다. 초창기 초등생들 앞에서 버벅거리던 모습이 지금도 선하네요! ^^ 오랜기간 여자정보산업고등학교(옛 여상)앞에서 학원생활을 한 덕분에 걸어가면서 떵을 싸는 소만 봐도 웃음이 나온다는 여고생들에게 컴을 가르치는 일을 했답니다. 10여년동안 늘 17세의 여고생들만 가르치다 보니 제가 늙어가는줄도 모르고 살았다는....
여기까지 글을 읽은 분들중에서는
"와! 케이는 컴퓨터 잘 하겠다!" 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당근 있을것입니다.
이런게 바로 선입견인거죠? ^^
주로 가르친과목이 OS(그당시는 DOS가 주를 이룸), 워드, OA, 정보처리 정도를 가르쳤다지요!
사실 컴퓨터학원에서 컴퓨터를 가르친다고 해서 정말 완벽하게 알아서 가르치는 사람은 없습니다. 처음 가르치는 과목은 밤새도록 공부해서 가르쳐야 합니다.
학원에 들어간지 3개월 정도 되었을 무렵입니다. 시기적으로는 1992년 정도가 되겠습니다.
부원장님께서 부르시더니 저에게 말씀을 하십니다.
부원장님: 이러 저러해서 꼭 필요하니까 학생관리 및 수강료 관리 프로그램 하나만 만들어라! 나 : 예! 저 프로그래머 아닙니다. 그냥 이론을 가르치는... 부원장님: 그래도 컴퓨터학과 나왔으면 기본은 할꺼 아냐. 별로 어렵지 않으니까 할 수 있을꺼야! 나: (뭐? 별로 어렵지 않다고? 그럼 본인이 하시지) 하지만 바로 만들수는 없습니다. 2개월정도는 걸립니다. 부원장님: 조금 더 빨리 만들 수는 없냐? |
사실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대학에서 프로그래밍 안 갈쳐줍니다. 기본만 그것도 이론으로만 알려주고 끝나지요! 각자 알아서 배워야 합니다.
다행이 제가 그 당시 프로그래밍을 좋아해서 DB중에서 dBase III+를 이용한 프로그래밍을 좀 배워뒀었습니다. 그래서 clipper와 접목하여 학생관리 프로그램을 작성했답니다.
이후부터 저의 별명은 "조박사" 가 되었습니다.
학생들도 제 별명을 듣고는 제가 엄청난 실력의 소유자인것으로 착각하고 저를 우러러 떠 받치고 제가 하는 말이라면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다 믿을 정도로(사실이니 믿어야지) 유명인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때부터는 몇개월동안 퇴근도 못하고 화면을 가득 채운 소스코드와 씨름을 해야 했습니다.
애초에 간단하게 생각하고 간단하게 만들어달라던 부원장님은 계속 새로운 기능과 사용이 편리하도록 인터페이스 쪽으로 자꾸 수정을 요청해왔습니다.
거부할 수 없도록 "조박사"를 외치면서 말입니다. (난 덜 떨어진 학사일 뿐인데.. )
무한님의 말씀처럼 아는척을 하면 절대로 안되고 끝까지 못한다고 해야 하는데 젊은 호기로 사랑받는 직원이 되기 위해서 시작한것이 수년동안 저를 괴롭혔답니다.
그래도 그렇게 만들어놓은 프로그램은 운영체제가 윈도우로 넘어가기 전까지는 디엠도 보내고 미수강자 목록도 뽑고, 반별 명단도 뽑아 학생관리도 하는 등 아주 유용하게 활용이 되었답니다.
이러고 보니 어찌 제 자랑이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만
학원생활만 오래 하다 보니 뭐하나 제대로 아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여기 저기서 줏어들은 얘기가 있어서 아는 척은 할 수 있지만 다 빛좋은 개살구인데...
정말 전공이나 직업으로 인한 난처한 상황들이 많이 발생을 합니다.
어느날 친구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친구1: 야~ 컴퓨터 싼놈으로 하나만 알아봐줘라! 나: 어떤 싼놈? 쌔놈? 헌놈? 친구1: 어? 헌놈으로 하나 알아서 사줘라! 나: 뭐? 헌놈이면 cpu는 메모리는 어느정도? 하드용량은..펜티엄 IV로? 친구1: 야! 내가 뭐 아냐? 대충 알아서 싸고 존놈으로 사줘 나: 이런ㅆㅂ! 싸고 존놈있으면 내가 사겠다..@@ |
또 다른 친한 친구에게 연락이 옵니다. 컴퓨터학원에 있다 보니 컴퓨터가 남아도는 줄 아는 친구임다.
친구2: 친구야! 어디 컴퓨터 한대 없니? 나: 컴퓨터? 왜? 친구2: 우리 아들놈이 자꾸 컴퓨터 사달라고 졸라서 죽겠는데 한대만 구해줘라 나: 얼마짜리? 친구2: 그냥 안쓰는 컴퓨터로 하나만 구해줘! 게임할 수 있는 것으로.. 나: 내가 무신 고물상 쥔인줄 아남? 학원에 컴퓨터가 많으니 한두대 빼도 모르는 줄 알고 있나? |
명절이 되면 시골에 내려가는데 막내 누님한테 전화가 옵니다. 올라갈때 꼭 들르라고..
그런데 명절때뿐만이 아닙니다. 평일에도 그 근처만 가면 꼭 들러서 닭다리도 좀 들고 가고, 대봉도 들고 고, 배도 좀 가져가라고 계절별 과일들을 다 들먹이면서 오라고 하는 인심좋고 정많은 누님입니다.
그래서 누님집에 가면
누님: 현아~ 빨리 삼촌한테 말해! 나: 또 뭘? 현: 삼촌! 휴대폰에 mp3좀 넣어줘! 나: 어? 이론.. 내가 써보지도 않은 휴대폰에 mp3를 어떻게 넣어줘! 내참.. 현: 없어! 친구들이 몽키에서 받던데? 나: 거긴 또 어디야! 핸펀 설명서 가져와봐! |
가끔 형님한테 전화가 옵니다. 형제들이 다 떨어져 살기 때문에 전화로 이렇게 종종 애기를 합니다.
형: 별일없이 잘 살고 있지? 나: 응! 왜? (내가 원래 말수가 적다) 형: 엑셀로 견적서 작성하는데 왜 글자가 안 지워지냐? 나: 어? 안지워져? 지우려는 내용이 있는 셀로 이동후 delete 키 누르면 되지! 형: 안되! 야! 요즘은 멀리서도 컴퓨터 고쳐준다며! 나: 어? 그런 소린 또 어디서 들은거야! 에효! 블로깅 해야 하는데... 시간 다 뺏기겠다. |
나, 지금까지 무선공유기 한번도 안 써봤는데...
"처형! 컴퓨터는 인터넷이 되는데 노트북은 인터넷이 안된다고 물어온다"
지방에 사는 매형한테서 전화가 와서 다짜고짜
"너 몇시에 집에 들어가냐? "
왜냐고 물으면 "컴퓨터가 너무 느려서 고스톱을 못 치겠으니 빠르게 해줘라!"
원격으로 성능개선좀 해달라 주문이다.
학원 운영하는 지인
"나 홈피 하나만 만들어줘라! 너 정도면 금방 뚝딱 만들수 있잖아!"
이거보쇼! 난 웹디자인에 디자도 모른다고요! 근데 어떻게 홈피를...미니홈피는 어때?
쓰다 보니 재미나게 풀어쓰지도 못하는 글이 한도 끝도 없이 계속 이어질것 같아 여기서 마무리 짓습니다.
실력은 없지만 IT라는 전문직종에 종사하다 보니 이런 저런 당황스러운 부탁을 많이 받게 됩니다.
하지만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니고 모르기 때문일 것일것이며, 능력을 인정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 지금까지의 「편견타파 릴레이」 주자들
↗ 권대리 ↗ 거친날개 ↗ okto
라라 윈 ---→ 무한 ---------→ 구차니 -------→ Kay~ -----→
↘ 해피아름드리 ↘ 리키니쥬스 ↘ bluenlive
☞ 「편견타파 릴레이」다음 주자
다음 릴레이 주자를 선정해놓고 혹시 이미 바톤을 받았는지 추적을 하다고 포기..
무작적 떠넘기는 작전으로 가겠습니다.
1. 현란하고 코믹한 글솜씨가 빛이나는 비프리박님 꼭 받아주세요! ^^ |
[편견타파 릴레이] 1. 자신의 직종이나 전공때문에 주위에서 자주 듣게 되는 이야기를 써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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