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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잘버는 마을버스 vs 돈못버는 마을버스

Kay~ 2009. 8. 19. 09:45

돈잘버는 마을버스 vs 돈못버는 마을버스

제가 출퇴근하는 길에는 1번 마을버스와 8번 마을버스가 있습니다.
노선은 다르지만 두 마을버스는 노량진앞을 지나가게 되고 제가 다니는 회사앞을 지나갑니다.

1번 마을버스는 노선이 노량진에서 흑석동까지 순환하는 마을버스로 중앙대가 있어서 항상 사람이 많고 운행차량도 많습니다. 8번 마을버스는 노량진에서 상도4동 국사봉까지 노선 운행을 하는데 특별한 건물이 없이 마을사람들만 타는 버스이고 운행차량도 적습니다.

1번은 중앙대 학생들만 태워도 돈을 충분히 버는 마을버스이나 8번은 늘 텅 비어서 다닙니다. 적어도 제가 타고 다니는 구간은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 두 마을버스를 타고 다니다 보면 서로 비교가 됩니다.

1번은 늑장을 안 부리는 데 (가끔 시간 맞춘다고 슬로우 모드인경우도 있음) 8번은 거북이처럼 기어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 퇴근시간에 더욱 그렇습니다. 시속 20Km도 안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경우 약속이 있어 빨리 지하철을 타야 하는 입장에서는 속이 터지려고도 합니다.

본문의 내용과 전혀 관련없음.

운영면에서도 1번은 좀 체계적인 운행을 하고 8번은 아닌듯 합니다.
1번은 차량이 많긴 하지만 교통이 혼잡하여 노선을 한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이 길지만 8번을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같은 배차간격이라고 해도 1번이 차량이 더 많아야 합니다. 세어보진 않았지만 실제로도 1번이 더 많아 보입니다. 그런데 1번이 차량이 많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 1번은 기다림이 짧고, 8번은 들쑥 날쑥 합니다. 출근시간에 오랫동안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어떨땐 15분이 넘게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출퇴근 시간에는 5분도 긴시간인데 15분이면 그날은 지각입니다.

노량진에서 마을버스를 타면 회사까지 10분도 걸리지 않는 거리입니다. 그런데도 노량진에 8시30분에 도착하여 지각하는 경우도 종종 있으니 얼마나 시간 관념없이 운행이 되는지 알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8번을 타는 이유는 차가 많이 막히는 구간으로 운행하는 1번보다 거리도 약간 짧고 9호선 지하철이 노량진에 개통이 되면서 버스전용차로제를 도입했는데 바로 8번이 버스 전용차로로 운행을 하여 차가 안 막히고 빠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여름철에 가장 중요한것은 1번 버스는 에어콘을 빵빵하게 틀어주는데 8번 마을버스는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아침부터 은근슬쩍 기분을 나쁘게 하는 8번마을버스는 이 무더운 여름에도 아침이라는 핑계로, 해가 뜨지 않았다는 핑계로 에어콘을 틀어주지 않습니다. 어느날은 바람이 나오길래 왠일로 에어콘을 틀었나 했더니 그냥 송풍으로 틀어놨더군요. 운전을 하는 사람은 잘 알것입니다. 에어콘 스위치를 안 누르고 틀면 바람만 나오는데 몸을 끈적 끈적하게 하고 별로 좋지 않은 바람이라는 것을요! (하루종일 에어콘을 틀지 않는 것은 아니므로 오해마시길)

더워서 창문을 활짝 열어보지만 시원함은 느낄 수가 없습니다. 이런 마을 버스 타면 지각할까봐 숨이차게 뛰어서 탄 사람은 아침부터 땀으로 흠뻑 젖어서 출근을 해야 합니다. 때로는 참다 참다 못 참은 승객이 운전기사님한테 에어콘 틀어달라고 말을 하지만 서로 기분만 나쁩니다. 운전기사님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위에서 까라면 까야지요! 기름값 아끼겠다고 버스를 이용하는 손님인 승객들을 아랑곳 하지 않는 사장이 나쁜사람이지요!
이런 식으로 얕은 상술을 부리는 8번 마을버스는 국가에서 지원도 해주지 말아야 합니다.
이제 사람들의 인식속에는 에어콘 안틀어주는 버스라는 낙인이 찍혔을것입니다.

이런식으로 운행을 하니 돈을 못 버는 것인지.. 돈을 못 번다고 저런 몹쓸방식으로 운영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들은 모두 알아차린다는 것입니다.
평소에 늘 사람들이 꽉꽉차는 1번에 비하여 늘 한산한 8번버스가 조금 안되보이고 안쓰러웠지만 이제는 그런 동정심도 생기지 않습니다. 승용차만큼의 편리함을 바라는 것은 아닙니다.
아침부터 땀에 젖어 출근을 하고 나니 열이 나서 참을 수가 없네요!

기름값 아낀다고 승객의 편의를 저버리는 마을버스 사장님!
그러다 한방에 훅 갑니다. 제발 시원하게 출퇴근하게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