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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철거민 농성 여파, 10분거리 1시간 30분 걸려..

Kay~ 2009. 1. 20. 23:30

용산 철거민 농성 여파, 10분거리 1시간 30분 걸려..

1월 19일(月) 출근을 위해 지하철을 타고 8시 26분쯤 노량진역에서 내렸습니다. 마을버스를 타기 위해 육교를 건너는데 차들이 끝도 없이 이어져 있고 간간히 조금씩 움직일뿐 멈춰서 있었습니다. 아무 소식을 못들은 상태에서 동료 직원과 함께 버스를 기다리는데 추위속에서 30여분을 떨며 기다려서야 버스를 탔습니다. 이미 시간은 9시를 넘어서고 있었고 지각을 한 상태지만 버스를 탔으니 금방 도착할거라는 생각으로 그나마 위안을 삼았는데, 착각이었습니다. 마을버스는 더이상 움직이지 못하고 5분거리 밖에 되지 않는 위치에서 내리지도 못하고 거의 1시간을 지나서야 내릴 수가 있었습니다. 회사에 도착하니 9시 55분! 1시간이나 지각을 했습니다.

노량진역에서 회사까지는 버스를 타면 7~8분이면 갈 수 있는 10분도 채 안되는 거리인데 약 1시간 30분이나 걸렸습니다. 상황파악이 되었더라면 차라리 걸어갔을텐데 출근길 아무것도 들을 수 없는 상태에서 아침일찍 일어난 보람도 없이 많은 시간을 길거리에 버리고 출근도 1시간 가까이 늦게 도착했습니다.

버스를 타고 오는 길에 용산쪽에서 집회가 있다는 기사의 대화를 들었는데 나중에 뉴스를 보고서야 용산 철거민 농성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1월 20일(火), 전날처럼 노량진역에 내렸는데 교통상황이 어제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도로에는 차들로 꽉차 있었습니다. 어제의 농성이 오늘 아침까지 이어지나 보구나라고 생각하면서 한컷찍었습니다.

귀성길도, 고향길도 아닌데 교통대란이 일어났다.

노량진역 삼거리, 한강대교(용산) 방향이 차들로 꽉찬 상태로 서 있습니다. 저는 어제 겪은 일도 있고 해서 차를 기다리지 않고 걸어가기로 결정했습니다.

바깥차선은 버스들이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서 있습니다.

사육신묘에 왔는데도 차들은 움직일 기색이 전혀 없습니다. 차보다 빠른 제 발걸음에 저도 놀랬습니다. ^^

한강대교 바로 앞 고가도로 부분입니다. 정말이지 출근길 대란입니다. 회사는 여기서 오른쪽으로 꺽어 올라갑니다.
뒷쪽을 보니... 남의 일 같지가 않습니다. 

이 수백대의 차량과 그 안에 있는 수천명의 시민들은 영문도 모른체 이렇게 차안에서 발을 동동구르며 빨리 차가 빠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두시간내에는 절대 빠지지 못할 상황입니다. 명절때 고향길가는 것보다 더 심했습니다.

큰 도로로 향하는 작은 길들도 끊없이 막혀 있습니다.

반대쪽은 차 한대도 다니지 않고 있습니다. 아니 막혀서 오지를 못하는 것이죠

이제나 저제나 버스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사람들, 이미 많은 사람들이 걸어갔을텐데.. 어제의 제 경우처럼 기다린김에 조금더 기다리자는 심정으로 서 있는것 같습니다.

자세한 내막도 모른체 회사에 도착하니 약 20여분이 걸리더군요. 덕분에 운동은 잘 했지만 뉴스를 확인해보니 용산철거 농성중 철거민이 사망했다는 끔찍한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UCC 칼라TV 캡춰.

그야말로 출근길 대란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이문제를 누가 책임져야 하고 누가 배상을 해야 하나요!

힘없는 철거주민의 생존권을 보장해달라는 요구를 이렇게 막무가내로 밀어부치는 경찰, 그리고 희생된 철거주민들
정말 안타깝고 가슴이 아픕니다. 저녁에 카페에 올려진 철거현장 동영상을 봤는데 한마디로 아비규환이었습니다. 지금도 "살려주세요!", 비명소리가 귓전에 남아 들리는 듯합니다. 너무도 가슴아픈 참상입니다.

대책도 없이 대형 크레인으로 길을 막고 아무런 대비도 대책도 없이 철거민을 무력 진압하는 이런 경찰, 정부를 믿고 살아가야 한단 말인가요?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