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농장, 배추장사 해도 되겠네!!
오이고추
어린 모종에서 시작해서 꽃이 피고 열매를 맺기까지 지켜보는 것도 참 재미가 있지만 농장에 심은 상치, 고추, 오이, 토마토, 호박, 가지등을 따서 먹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있답니다.
제일 먼저 상치, 쑥갓, 치커리가 봄날 입맛을 돋구고 고추가 꽃이 필때쯤이면 향긋한 깻잎이 삼겹살의 맛을 더해준답니다. 무더운 여름 찬밥에 물만 말아서 고추장 찍어 먹는 오이고추는 어렸을적 추억을 되살려주기도 하고 방울 방울 열린 싱싱한 방울 토마토는 마트에서 사다 먹는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이 맛이 있지요.
방울토마토
작년 가을, 김장김치도 내손으로 직접 심어 거둔 배추로 담아보자는 일념으로 배추를 심었답니다. 심은지 일주일만에 벌레가 다 뜯어먹고 있더라고요. 나중에 알았지만 배추는 모종하자 말자 흰가루약을 뿌려줘야 한다고 하네요. 어차피 어린 잎은 나중에 배추가 크면 다 시들거나 뜯어내는 부분이라 상관이 없다고요. 미리 공부를 하고 했어야 하는데 무작정 심어버린것에 대한 후회는 이미 늦은 상태! 벌레가 잎을 뜯어 먹으니까 배추가 잘 자라지 않더라고요.
결국에 서리가 내릴때가 되어서야 막 속이 차기 시작하고 배추도 자그만해서 김치 담는것을 포기 했는데 장모님께서 아까우니까 담자고 해서 담았답니다. (작년엔 블로그를 안 해서 찍어놓은 사진이 없네요)
그런데 덜 자라서인지 속이 안차서인지 김치가 씁스름하고 질겨서 먹을 수가 없더라고요. 여름이 지난 지금까지 김치냉장고에 몇통이 그대로 들어 있답니다.
다행히 아내가 물에 담궜다가 멸치, 된장등을 넣고 국 비슷하게 끓였는데 삼삼하니 맛이 있더라고요. 그리고 물에 담궜다가 배추쌈 먹듯 그렇게 쌈을 싸먹어도 맛이 있더라고요. 아들놈도 그게 맛있다고 또 해달라고 할 정도니까 썩 맛이 없는 것은 아닌 모양이었습니다.
상치
작년에 그렇게 실패한 배추농사 때문에 올해 배추심으러 가자고 하는 나에게 아내는 먹지도 못할 배추를 뭐하러 심으러 가냐면서 가지 않겠다는 것을, 배추심지 말고 차안에서 쉬라고 꼬드겨서 작년보다 조금 일찍 배추를 심었습니다.
작년에 실패한 원인(?)이 무엇인지, 또 배추심는 방법을 인터넷으로 검색하여 꼼꼼히 읽고 올해는 절대로 실패하지 않으리라는 강한 각오와 자존심 회복을 위하여 계분으로 밑거름도 하고 벌레잡는 약도 뿌리고....잘 자라달라는 얘기도 하고 정성을 다하여 심었습니다.
8월 15일 배추를 막 심었을때의 모습니다.
배추 모종을 심은 모습
그리고 2주가 지난 8월 31일, 농장에 갔는데 깜짝 놀랬습니다. 우리 배추가 아닌줄 알고 지나칠뻔도 했답니다.
2주동안 자란 배추
일자로 딱 16일만에 이렇게 배추가 이렇게 클 수가 있다니 올해 배추농사는 성공한것 같습니다. 벌써 속이 차려고 준비중입니다. 배추장사를 해도 될 정도로 아주 잘 된것 같아요. 벌레먹지도 않고.. ^^ 흐뭇, 뿌듯!
속이 올라오는 모습 |
2주늦게 심은 옆집 농장 |
옆집과 비교를 하니 기분이 우쭐해지네요. 기대하지 않던 아내도 이렇게 기특하게 잘 커준 배추를 보고 매우 흐뭇해 하더군요. 농장 밭 한 가운데는 감나무가 있어서 떨어진 감들이 사진에 잡혔네요.
주말농장 밭 가운데 있는 감나무
분양받은 우리 밭에 있으니 우리 감이겠죠? 나무는 작은데 제법 탐스럽게 많이 열렸습니다.
가을이 오는 소리 |
떨어진 감 |
무우는 씨를 뿌려 파종했는데 무우도 벌레 하나 안 먹고 아주 깨끗하네요. 성공! 대성공! ^^
고구마(좌)와 무우(우) |
무우 |
이맛에 주말농장에 다니는 것이겠죠?
이번가을은 풍성한 가을이 될것 같네요!
작년 김장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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