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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똥별 첫 출사, 그러나..

Kay~ 2009. 1. 8. 09:52

별똥별 첫 출사, 그러나..

카메라를 사고나니 처남이 바로 출사를 가자고 하네요. 1월 3일 저녁 10시부터 12시까지 별똥별이 떨어지는 정보를 입수하고 처남이 가입되어 있는 소금창고 동호회 회원들과 6명이서 강화도 함허동천 근처로 사진을 찍으러 갔답니다. 전 카메라 산지 2틀밖에 되지 않아 딸랑 바디에 렌즈 하나만 있는데 그냥 따라나섰지요. 밝으면 안된다고 주변에 아파트가 없는 곳을 찾아오다 보니 강화까지 갔답니다. 논으로 둘러쌓인 넓은 벌판의 중간, 농로에 주차를 하고 하늘을 쳐다보니 출발할때와는 사뭇 다르게 구름이 하늘을 덮어버렸답니다. 도심속에서 그나마 보이던 별마저도 보이지 않고 모두들 장소를 물색한사람에 대한 원망을 하면서 카메라만 설치해놓고 주변을 둘러보는데, 서쪽 끝에 오두막처럼 보이는 집에 가로등이 하나 밝혀져 있더군요.  그래서 처남삼각대에 카메라를 올려놓고 한컷 찍어봤답니다.

클릭하면 쬐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사실은 찍으려고 찍은게 아니고 릴리즈가 없어서 셔터속도를 최대한 늘려서 어떻게 찍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찍은것이랍니다. 셔터속도 30초. f11로 놓고 찍어본것이랍니다. 멀리 떨어져 있어서 점하나만 보이던데 이렇게 찍어놓으니까 형체가 보이네요! 사진이야 별 특성이 없지만 어두운밤에 플래시 없이사진을 처음 찍어보는 저는 참 신기하기만 하더라고요! ^^

날씨가 영하 5도라고 하던데 바람이 불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새우깡을 안주삼아 소주를 한잔씩 마시면서 그렇게 1시간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니 서서히 구름이 사라지면서 별도 보이기 시작하고 달도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릴리즈가 없이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별똥별을 찍기는 불가능합니다. 어렸을적 시골 밤하늘에서 많이 봤던 별똥별은 떨어지는데는 길어야 1초였거든요. 그래서 일행한테 유선릴리즈를 빌려서 모드는 벌브로 하고 12분동안 촬영을 해봤습니다. 마치 그물을 쳐놓고 고기가 잡히기를 기다리듯 렌즈개방해놓고 별똥별이 잡히기만을 기다리는 방식입니다.

고기가 잡혔는지 확인을 해보니 흠.. 비만 내리는 군요. 별이 12분동안 움직인모습이 마치 비처럼 찍혔네요.
그런데 12분짜리 저장하는데 시간이 엄청나게 오래 걸리더라고요. 밧데리가 부족해서인지 메모리속도가 느려서인지 모르겠지만, 메모리 속도는 샌디스크 15MB/sec 로 되어 있던것 같았는데 저장하는데 몇분 걸렸답니다. 120x 는 금새 저장이 되던데 이 문제에 대해서 나중에 알아봐야 할듯 합니다.

릴리즈로 저는 딱 한컷 찍었슴다. 그런데 사진을 꽤나 오랫동안 찍었던 처남이 릴리즈도 없이 출사를 나왔으니 그것도 제가 걱정삼아 "나 리모콘도 없다" 하고 한마디 하니 그때서야 같이 가기로 한 일행한테 여분의 릴리즈가 있는지 물어보는 행위라니... 처남한테 사진좀 배워볼까? 라는 생각을 접어야 할지도.. ㅋㅋㅋ

달이 서산으로 지고 있습니다. 한겨울의 달빛아래 마을에서 동떨이진 집한채가 쓸쓸하다기 보다는 아름다워 보이네요. 달은 반달도 안되었는데 움직이다보니 동그랗게 나오네요.

서산으로 달이 지고 나니 시간은 12시가 되었더군요. 결국 별똥별은 아무도 못 찍었답니다. 본사람도 없답니다. 그런데 아쉬움에 마지막으로 서남쪽 하늘을 보는데 별똥별이 휙하고 순간적으로 떨어지는게 보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순간 "별똥이다!" 하고 소리쳤는데 깜짝놀라 쳐다보는 일행들은 믿든지 말든지의 표정! ㅎㅎㅎ 전 거짓말 안한답니다. 구름이 끼어서 그리 밝게 보이진 않았습니다. 눈에 보인 시간은 0.5초 정도랄까요? ^^

이렇게 첫 출사는 건진것 없이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같이 나가 사진을 찍는다는 것이 재미도 있고 저에겐 비약적인 발전이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