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 피싱에 아직도 속는 사람이 있나?
업무중에 예전에 알고 지냈던 사람으로부터 네이트온 메신저로 뜬금없이 'hi' 하고 메시지가 왔습니다.
오호 'hi' 오랜만에 들어보는군! 그런데 요즘도 메신저로 대화할때 'hi'라고 인사하나요? (갸우뚱)
Hook, Line, Sinker (How I fell for a phishing scam) by ToastyKen
암튼 업무중이기도 하고 비상 상태로 대화를 할 시간이 없었지만 오랜만에 메시지가 와서 인사를 받아주기로 했습니다.
선주 ( (♪:날l도없1ㆅ늘을n랑했c_*`) ) 님의 말 : hi` Kay ( 오늘 하루는 내 생애의 축소판~ ) 님의 말 : ㅎㅎ Kay ( 오늘 하루는 내 생애의 축소판~ ) 님의 말 : 오랜만이네 선주 ( (♪:날l도없1ㆅ늘을n랑했c_*`) ) 님의 말 : 많이 바뻐요 ? Kay ( 오늘 하루는 내 생애의 축소판~ ) 님의 말 : 어.. 지금 우리 사이트 디도스 공격을 받고 있어서 조금 바쁘네 |
대화를 바로 끝내기 위해서 바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다짜고짜 부탁이 있다고 합니다.
몇년만에 연락을 해서 부탁이라니 이런 몰상식하고 무례한 행동이 어디 있답니까?
그래도 맘씨 좋은 Kay~는 혹시 쉽게 들어줄 수 있는 부탁일지 몰라서 물어봤습니다.
선주 ( (♪:날l도없1ㆅ늘을n랑했c_*`) ) 님의 말 : 나 부탁할거 잇는데 ... Kay ( 오늘 하루는 내 생애의 축소판~ ) 님의 말 : 뭘? ㅎㅎ 선주 ( (♪:날l도없1ㆅ늘을n랑했c_*`) ) 님의 말 : 혹시 여유 되는돈 가진거 잇으면 지인을 사칭하면서 금전을 요구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금전 요구 시 전화를 통해 반드시 대화 상대를 확인하십시오.자세한 안내 선주 ( (♪:날l도없1ㆅ늘을n랑했c_*`) ) 님의 말 : 내가 내일 오전중으로 돌려 주면 안될가 선주 ( (♪:날l도없1ㆅ늘을n랑했c_*`) ) 님의 말 : 지금 뱅킹이 선주 ( (♪:날l도없1ㆅ늘을n랑했c_*`) ) 님의 말 : 안대서 그래 선주 ( (♪:날l도없1ㆅ늘을n랑했c_*`) ) 님의 말 : 내일 오전 10시 중으로 선주 ( (♪:날l도없1ㆅ늘을n랑했c_*`) ) 님의 말 : 돌려 줄게 |
그런데 여유돈이 있으면 빌려달라는 말이었습니다. 흐헐
돈이라는 단어가 나오니 네이트온 메신저에서 바로 "지인을 사칭하면서 금전을 요구하는 사례...... "하면서 메시지가 뜨니까 글을 짧게 짧게 해서 위로 올려 보내버리는 스킬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누굽니까.
그래도 이바닥에서 20년 넘게 굴러먹었는데 이따위 메신저 피싱에 당할 Kay~가 아니지요!
이때부터 갑자기 호기심이 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놈을 어떻게 놀려줄까? ㅎㅎ
Kay ( 오늘 하루는 내 생애의 축소판~ ) 님의 말 : 어? Kay ( 오늘 하루는 내 생애의 축소판~ ) 님의 말 : 갑자기 무슨 돈? 선주 ( (♪:날l도없1ㆅ늘을n랑했c_*`) ) 님의 말 : 송금 할데 잇는데 선주 ( (♪:날l도없1ㆅ늘을n랑했c_*`) ) 님의 말 : 뱅킹이 안대서 그래 Kay ( 오늘 하루는 내 생애의 축소판~ ) 님의 말 : 인터넷뱅킹이? 선주 ( (♪:날l도없1ㆅ늘을n랑했c_*`) ) 님의 말 : ㅇㅇ |
인터넷뱅킹이 안되서 돈을 빌려달라니 말이나 되는 얘기 입니까? ㅎㅎㅎ
그래서 일단 아무렇게나 대답을 하고 궁리를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제가 매우 급한 상황에 처해 있어서 제대로 놀려먹을 묘책이 떠오르지 않더군요.
그래서 계좌번호나 알아보자는 생각으로 다시 대화를 했습니다.
일단 얼마를 원하는지 물어봤더니 100만원이라고 합니다.
Kay ( 오늘 하루는 내 생애의 축소판~ ) 님의 말 : 음 얼마가 필요한데? Kay ( 오늘 하루는 내 생애의 축소판~ ) 님의 말 : 현금으로 가지고 있는 돈 얼마 안되는데 선주 ( (♪:날l도없1ㆅ늘을n랑했c_*`) ) 님의 말 : 100마넌 Kay ( 오늘 하루는 내 생애의 축소판~ ) 님의 말 : 헉! 100만원은 없는데 선주 ( (♪:날l도없1ㆅ늘을n랑했c_*`) ) 님의 말 : 어덯게 안될가 |
오타에 말투는 20대와 30대가 섞인 말투!
여기서 100만원이 안된다는 말이 실수였습니다.
Kay ( 오늘 하루는 내 생애의 축소판~ ) 님의 말 : 음. 일단 내가 구해볼테니까 Kay ( 오늘 하루는 내 생애의 축소판~ ) 님의 말 : 계좌번호 불러봐 선주 ( (♪:날l도없1ㆅ늘을n랑했c_*`) ) 님의 말 : 되면 알려줘 선주 ( (♪:날l도없1ㆅ늘을n랑했c_*`) ) 님의 말 : 나도 다른데 알아 볼테니까 선주 ( (♪:날l도없1ㆅ늘을n랑했c_*`) ) 님의 말 : 대기 하고 잇을게 |
이렇게 나올줄은 몰랐습니다. 돈이 준비되면 그때 알려준다니... ㅎㅎ
어떻게 보면 당연한건데 경황이 없어서 이 부분을 미처 생각 못했습니다.
그래서 나 지금 나가니까 급하면 계좌 빨리 알려달라는 뉘앙스를 풍기면 얘기를 했습니다.
Kay ( 오늘 하루는 내 생애의 축소판~ ) 님의 말 : 응 나 지금 나가야 하는데 Kay ( 오늘 하루는 내 생애의 축소판~ ) 님의 말 : 메신 못 봐 선주 ( (♪:날l도없1ㆅ늘을n랑했c_*`) ) 님의 말 : 그래 알앗어 |
그랬더니 원하는 계좌번호는 안 알려주고 포기를 해버리네요!
이런.. 결국 계좌번호 따내는 것은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이제 마지막 한마디만 남았군요!
Kay ( 오늘 하루는 내 생애의 축소판~ ) 님의 말 : 로그 오프! |
너 누구니? 딱 한마디 하니까 바로 사라져 버리네요! ㅋㅋ
너무 어설픕니다. ㅋㅋ
메신저 피싱도 알고 대처를 하니 나름 재미가 있는것 같습니다.
다음번에는 좀더 완벽한 계획을 세워서 계좌번호를 따봐야겠습니다. ^^
그나 저나 저 대화상대의 원 주인한테 아이디 해킹당했다고 알려줘야 하는데 전화번호는 모르고
로그인도 안해서 연락할 길도 없고...
계속 다른 사람들한테 피싱행위를 해서 피해를 입는 사람이 생길지 은근 걱정도 되네요!
그런데 정말 요즘도 이런 메신저 피싱에 속아 넘어가는 사람이 있을까요?
관련글.
2009/01/30 - 명의도용 확인하는 순간 경악할일이..
다음 view에서 "어설픈 메신저 피싱, 속지 않고 대처해보니~" 로 제목을 편집해주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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