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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둥산 억새산행

Kay~ 2009. 10. 1. 10:33

민둥산 억새산행

억새가 없었다면 진짜 민둥 민둥한 산이었겠지만
가을바람에 하늘거리는 억새가 있어서 산에 오르는 사람들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민둥산!

민둥산 억새

9월 6일. 민둥산 산행을 다녀왔다. 대부분이 10월 첫째주나 둘째주에 억새축제를 하기 때문에 축제전 손상되지 않은 자연그대로의 억새를 구경하기 위하여 억새가 다 피지않았을것이라는 예상하에 9월 마지막주에 출발을 했다.

민둥산을 향하여 고고~~

서울을 벗어나 강원도의 안개낀 도로가 매우 운치가 있었다.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교외로 나오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여행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아름다운 풍경들. 

아치형 다리와 길 동강다리

굳이 목적지를 두지 않아도 좋을 한적한 길과 산야의 풍경은 이미 가을로 접어들고 있었다. 다행히 운전을 하지 않는 중이라 달리는 차안에서 몇컷 찍어봤다. 

벌써 산에는 단풍이 들어 있다.

사진으로 보는 곳 말고 강원도의 산은 이미 환상적인 단풍이 물들어가고 있었다. 하필 필자가 운전중일때 지나쳐서 멋진 단풍사진을 찍지 못했는데 회색빛 도시에서 느끼지 못했던 가을이 우리앞에 성큼 다가와 있었던 것이다.

네비에 증산초등학교를 찍고 3시간이 넘게 달려 도착해보니 축제날을 피해서 가겠다는 필자의 생각과는 달리 축제가 시작하는 날 민둥산에 간 결과가 되어 버렸다.

다행히 일찍 도착해서 사람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고 민둥산 억새 축제와 먹거리를 준비하는 사람들만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스테이지 준비중  음식점들

행사장에 주차를 하고 다리를 건너 증산초등학교방향으로 올라가면 바로 민둥산 억새평원으로 가는 아담한 다리가 보이는데 이 다리를 지나서 올라가면 민둥산 능선에 피어 있는 은빛억새를 볼 수가 있다.

오랜만에 산행을 해서인지 몸이 힘들어하며 땀이 비오듯 쏟아졌다. 얼마만에 흘려보는 기분 좋은 땀이던가? 이럴때 건강검진을 하면 일주일에 땀흘리도록 운동한적이 있냐는 질문에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을텐데.. ^^  

시원하게 쭉 뻗은 나무가 매우 멋지다.

때론 계단도 오르고 때론 평평한 길도 오르고... 억새축제 준비로 등산로는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었다.

길가에는 도토리(상수리)가 많이도 떨어져 있었다. 가고 오는 내내 툭툭 떨어지는 상수리로 머리를 맞을까, 떨어진 상수리(도토리)에 미끄러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해야 할 정도로 상수리가 엄청나게 떨어지고 또 떨어져 있었다. 

출발부터 7부능선까지 상수리가 가득하다.

아침을 먹지 안아서 중간정도 올라서 밥을 먹고 1시간 30분 정도 오르니 민등산의 민머리 능선이 보이기 시작했다.

가슴에 밀려오는 호연지기와 기쁨, 그리고 희망...
꼭 억새를 볼수 있어서만은 아니다. 어느 산이든 정상에 가까워오면 힘이 생기고 이어질 시원한 바람과 확트인 전망에 대한 기대에 가슴은 뛰고 희망이 생기는 것이다.

억새를 보호하기 위하여 만들어놓은 능선길..

민둥산 정상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민둥산 능선의 억새평원!
예년같으면 은백색으로 피어 있는 억새꽃이 장관을 이루겠지만 올해는 아직 억새꽃이 아직 피지 않은 상태에다가 가뭄때문인지 키도 그리 크지 않고 억새도 많이 죽어서 기대만큼의 억새를 보기는 어려웠다.

민둥산의 능선에 피어 있는 억새

왼쪽의 능선을 타고 가면 탄산이 들어있다는 화암약수터로 가는 길이다.
민둥산에 가면 화암약수를 꼭 마시고 오라는 말도 있고 능선을 타고 아름다운 풍경을 조망하며 화암약수터까지 산행을 했으면 했지만 부천까지 와야 하는 부담감으로 여기서 오던 길로 되돌아왔다.

아직 피지 않은 억새꽃!  빗자루 같다.

오랜만에 하는 산행이라 즐거운 마음으로 되돌아 내려오는데 중간쯤에서 한무리의 사람들이 웅성거려서 보니 대학생 정도로 보이는 여학생이 말벌에 쏘여서 아픔을 겪고 있었다. 벌집이 있는 곳을 확인해보니 우리가 올라왔던 길옆에 있는 큰 참나무에 말벌이 터를 잡고 있었나 보다. 걸어올라올때는 아무 이상이 없었는데...  말벌들이 우루루 나와서 벌집근처를 맴도는 것으로 봐서는 누군가가 벌집을 건드린것 같다.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가을철 산행에서 주의해야할 점중에 하나가 벌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한다.

구조요원들이 들것을 들고 구조하러 가고 행사 관련 위원에게 말을 햇으니 조치를 취했겠지만 민둥산에 가는 분이라면 증산초등학교에서 코스를 발구덕쪽으로 잡으면 벌집이 있는 길을 피할 수가 있다.

민둥산 억새축제 첫날인데도 오를때나 내려올때 사람들이 별로 없어 물어보니 신종플루로 인하여 정선지역이 모든 축제가 취소되고 민둥산억새축제만 진행하다 보니 사람들이 없다고 말을 한다.
신종플루가 여파가 지역주민들의 꿈을 헛되이 하고, 행사위원이나 주민들의 노력에 비하여 너무 썰렁하여 안스러운 마음에 한봉 2상자를 샀다.

오는길에 추석 1주일전이라서인지 차가 막혀 고생을 제대로 한것 같다.

2003년으로 기억된다. 그때부터 매년 가을이면 억새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산행을 갔다. 명성산은 3번을 갔고 상암동의 하늘공원도 갔는데 올해의 민둥산은 뉴스에 나오는 사진을 보고 갔다가는 후회할 수 있다는 ^^

그래도 산행은 언제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주고 삶의 활력을 준다~



2008/09/25 - 10월 가을산행, 은빛억새 출렁이는 명성산
2008/10/15 - 난지도의 변신, 하늘공원에 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