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세상속에 나

25년만에 결심한 금연! 성공할 수 있을까?

Kay~ 2009. 2. 26. 08:56

25년만에 결심한 금연! 성공할 수 있을까?

25년만에 처음으로 금연을 결심했습니다. 담배를 피우기 시작해서 한번도 금연 결심을 한적이 없었는데 갑자기 금연을 하기로 결심하게 된것입니다.

몇년전 금연 열풍으로 많은 사람들이 금연을 시도할때에도, 새로운 각오로 시작되는 연초에도 담배를 끊어보겠다는 생각을 전혀 해본적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완전 골초는 아니었습니다. 3일에 2갑정도를 피웠으니까요.

담배를 끊겠다는 결심을 안한 것은 끊을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금연결심, 결정적 계기는 박중훈 쇼!

그러던 어느날 우연치 않게 박중훈쇼의 금연특집프로그램을 보았습니다. 흡연으로 인하여 몸이 상한 분들이 출연을 하였는데 폐암말기 선고를 받으신 분, 후두적출 수술을 받아서 목에서 기계소리가 나는 분, 버거시병에 걸리신분,혀를 절제한 분들이 나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청소년때부터 시작해서 29년동안 흡연을 했다는 분은 후두암선고를 받고 4번이나 수술을 받았는데 결국 후두적출수술을 하여 성대를 제거했습니다. 그래서 항상 목대(목가리개)를 하고 다녀야 하고 목소리도 쇳소리같은 기계음이 나오고 듣는 이로 하여금 신경을 거슬리게 합니다.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 본인은 얼마나 힘이 들까요?

버거시병에 걸린 발과 손

 

버거시병에 걸려 절단한 다리와 손가락

또 흡연으로 버거시병에 걸리신 분은 손가락과 발을 잘라내어 담배와 팔다리를 바꾼샘이 되어 버렸습니다.
버거시병은 젊은 남성 흡연자에게 주로 발생하고, 혈관이 막혀 팔다리가 괴사상태에 빠져 절단에 이를 수 있는 혈관질환을 말합니다.

혀를 절제하신 분은 이제 더이상 말을 못하고 음식도 입으로 먹지를 못해서 배에 구멍을 내고 튜브를 꽂아 죽이나 유동식으로 영양섭취를 하고 계시더군요. 맛있는 음식을 맛도 느끼지 못하는 것은 물론 항상 배에 튜브를 꽂고 다니며 그렇게 영양섭취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정말 끔찍하고 너무도 충격적이었습니다.

흡연의 성대 결절한 분

 

배에 튜브를 꽂은 모습

1월 18일 방영한 담배로 목소리를 잃으신 분의 인터뷰 보기

만약에 내가 저런 상황이 된다면 인생을 즐겁게 살아갈 수가 있을까? 하고 생각해보니 도저히 살아갈 자신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담배와 목소리를 바꿔버린 분, 담배와 혀를 바꿔버린 분, 과연 나는 담배와 신체의 어느부분을 바꿔야 할까? 하고 생각하니 끊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담배로 내몸을 썩게 할 수는 없다.

금연특집으로 다룬 박중훈쇼를 보고 평생동안 금연결심 한번 해보지 않았던 제가 드디어 금연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금연만 결정했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금연을 할것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주로 많이 이용하는 방법중에 사탕이나 초컬릿을 사다놓고 담배 생각 날때마다 먹으라는데 사탕을 좋아하지 않는 저는 그 방법도 썩 땡기지 않았습니다. 일단 아내에게 사다놓은 담배만 피우고 담배를 끊겠다고 얘기를 해놨습니다. 그리고 남은 담배를 확인해보니 한보루에서 7갑이 남아 있었습니다. 보통 금연결심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쇠뿔도 단번에 빼야 한다면서 피우던 담배와 라이터등 모든것을 주변 사람에게 주거나 또는 태우거나 버리는데 저는 남은 7갑을 모두 피우고 금연을 하기로 했습니다. (헉. 몸에 치명적인 독약을 다 피워 없애고 끊는다고? 그게 가능할까? )

무릇 사람은 큰일(?)을 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마음가짐과 준비기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동안 생사고락을 같이 했던 담배와 평생동안 영원히 이별을 해야 하는 마당에, 충분한 시간을 들여 마음을 위로해주고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남은 7갑의 담배를 피울때마다 이제 담배를 끊어야 한다. 남은 담배만 다 피우면 끊어야 한다. 끊어야 한다라고 제 자신에게 말을 하며 지속적으로 자기 암시를 하였습니다.

2월 3일 금연 시작!

그렇게 7갑을 다 피우고 2월 3일 드디어 담배를 끊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런 준비도 대책도 없이 시작을 했습니다. 금연시 준비방법, 담배 끊는 방법이나 금단증상 극복방법, 금연에 도움되는 운동과 많은 글들이 있겠지만 그 쉽고 간단한 인터넷 검색조차 해보지 않고 금연시작을 했습니다. 하기 싫어서 안한것도 아니고 일부러 안한것도 아닙니다.

금연! 성공 유무! 내 마음속에 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제일 잘한 대책이 한가지 있었습니다. 바로 마음속 다짐이었습니다. 마음이 편안한 상태에서 내가 나에게 전달하고 각인시키는 자기 암시가 가장 큰 효과적인 금연성공 방법이었나 봅니다. 
일곱갑의 담배를 피우는 동안 담배를 끊겠다는 자기 암시를 해서 인지 첫날부터 아무 어려움없이 잘 참았습니다. 가장 버티기 힘들다는 3일째도 특별한 금단증상도 못 느끼고 견뎠습니다. 동료직원들은 "3일째가 가장 힘들다는데 대단하다. 그렇게 쉽게 끊을수 있는것을 그동안 왜 끊지 않았냐" 하며 저에게 힘을 주었습니다.

금연 일째

제가 생각해도 이상하리 만큼 잘 참고 있습니다. 전국의 보건소 어디든 가면 금연상담을 해주고 금연프로그램으로 담배를 끊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했지만 저는 아직 가보지는 않았습니다. 금연 상담을 받기 위해서 전화를 해봤는데 일주일에 한번씩 6주동안은 보건소에 나와야 한다고 하더군요. 일주일에 한번이지만 시간 내기가 힘들어서 보건소 도움받는 것을 포기하고 그냥 혼자 끊기로 생각했습니다.

의외로 쉽다는 말을 했지만 문득 문득, 습관적인 버릇으로 인한 무의식적 행동이 저를 깜짝 놀라게 하고, 담배를 피우고 싶은 강한 욕구가 생길때에는 정말 참기 힘들때도 있었습니다. 흡연자들 대부분이 참을 수 없는 때나 상황이 있습니다. 아침밥 먹은후라든지, 버스에서 내려서라든지, 출근후 커피를 마시며, 점심밥 먹으로 나갈때, 점심 먹은 직후, 상사에게 꾸지람 당했을때, 화장실 갈때, 술자리, 당구칠때 등등 참을 수 없는 상황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는 처음에 가장 힘들었던것이 점심 먹으러 나갈때와 포스팅 할 때였습니다. 이렇게 문득 문득 담배가 생각날때 참지 못하면 담배를 끊을 수가 없을 것 같아 담배가 생각나면 숨을 깊게 몰아쉬면서 심호흡을 몇번 했습니다. 심호흡을 하면서 금연결심하던 때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도대체 왜! 담배를 피우려 하냐! 몸이 썩어가는데도 담배를 피우고 싶은거니? 
 성대결절을 하고 싶은거냐? 혀를 도려낼 참이더냐? "

위와 같이 스스로에게 묻고 나면 참을 수 없는 흡연욕구의 위기를 모면하게 되고 금연결심을 상기시킴으로써 금연에 성공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10여일이 지나면서부터는 담배생각 날때마다 여직원이 사다준 목캔디를 먹기 시작 했고, 점심 식사후에는 사탕을 먹다 보니 이제는 점심식사후에 담배 대신 사탕을 찾게 되는 습관이 생겨버린것 같습니다.

오늘로서 금연 24일째이지만 이렇게 긴 시간동안 담배를 참을 수 있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담배를 피우고 싶다는 마음은 이미 많이 사라진것 같습니다. 지난주부터 잇몸이 아파서 밥먹는게 신경쓰였는데 오늘 금단현상에 대한 글을 보니 금단현상중에 잇몸통증도 있다고 하더군요. 저에게는 금단현상이 없는줄 알았는데 작은 기침이나 잇몸통증도 금단증상이라 합니다. 아무튼 잇몸 통증, 기침, 두통과 불안이 몸이 좋아지기 시작하는 징후라고 하니 기분이 매우 좋습니다.

아내와 결혼전 한가지 약속을 했었습니다. 결혼하면 담배를 끊기로 말입니다. 그런데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저에게 아내는 왜 담배 끊지 않냐고 채근하지도 않고 언젠간 끊을거라는 믿음을 저에게 주었습니다. 금연은 가정의 평화와 마음이 안정되지 않으면 절대로 끊을 수가 없습니다. 이런면에서 저에 대한 아내의 신뢰는 제가 담배를 끊을 수 있도록 만든 일등공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금 늦었지만 이제라도 아내와의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기분이 매우 좋습니다. 

금연을 생각하는 분들께..

이렇게 쉽고 편하게 담배를 끊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동기부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금연을 해야겠다는 큰 결심을 위해서는 부화뇌동하지 말고 본인 스스로의 마음이 제일 중요합니다.
흡연으로 인하여 까맣게 변해버린 폐의 사진 보는 것을 피하지 말고, 흡연자의 몸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눈을 크게 뜨고 보면서 그토록 치명적이고 살인적인 담배를 끊어야겠다는 결심을 하면 담배를 끊을 수가 있을것입니다. 저의 경험으로 "금연을 해야 하는 21가지 이유"같은 글은 그리 큰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저처럼 제6회 1월 18일에 방영한 "박중훈쇼 대한민국 일요일밤 2009 희망 이벤트, 금연성공을 축하합니다."를 보시고 결심을 해도 좋습니다. 담배를 끊어야 겠다는 깨달음이 있어야 담배 끊기가 수월해집니다.  바로 저의 경험이기도 하고요.. 아직 저도 담배를 확실하게 끊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아주 희망적입니다. .

3개월을 참는다면 금연에 성공한 것일까요?

이제 좀더 완벽한 금연 성공을 위하여 보건소에 가서 상담을 받고 굳히기를 하여 반드시 금연에 성공하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분들의 "금연 성공" 응원을 부탁드리겠습니다.

담배 넌 죽었쓰!

 

담배를 끊는 방법 및 참고글, 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