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세상속에 나

멧돼지가 먼저 맛본 밤고구마보다 맛있는 호박고구마

Kay~ 2009. 11. 26.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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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가 먼저 맛본 밤고구마보다 맛있는 호박고구마

지난 가을 아버님 생신이라 시골에 내려갔다가 야산에 있는 밭에 고구마를 캐러 갔습니다.
많이 심지는 않았어도 이미 등이 굽으신 노년의 부모님이 캐기에는 무리가 따르기 때문에 온가족이 고구마를 캐러 갔더랬습니다.

밭에 올라가는 길목에는 이렇게 노랗게 익은 벼도 있고...

수확을 앞둔 사과밭도 있습니다.
사과가 너무 탐스럽죠? ^^
울타리도 없는 길옆에 있어서 손만 뻗으면 닿을거리여서 하나 따먹고 싶은 마음을 애써 참으며
고구마 밭으로 갔습니다.

한명당 한이랑씩 잡고 고구마를 캐나가기 시작합니다.
그냥 쉬시라는 우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아버님은 고구마의 넝쿨을 제거하십니다.

온가족이 이렇게 모여 일을 하면 훨씬 재미도 있고 일도 수월하게 끝냈을 수 있습니다.
또한 캐서 각자의 집으로 가져갈 욕심으로 열심히들 합니다.

그 보기 힘들다는 고구마 꽃이 이웃집 밭에 피어 있어서 찍어봤습니다. 
100년만에 한번 핀다는 길조로 알려진 고구마 꽃, 올해에는 여기저기서 고구마 꽃 소식이 들려오니
나라에 어떤 좋은소식이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제가 사진을 찍고 왔다 갔다 하는 사이 벌써 한 이랑을 캐셨네요! ^^
전 사진찍는다는 핑계로 농땡이만 피웠는데.. ㅎㅎ 미안안 마음에 저도 열심히 일을 거들었습니다.
요 길쭉 길쭉한 고구마가 호박고구마입니다. 맛을 아는 사람만 찾는다는 호박고구마요!

고구마가 기암괴석처럼 때로 자리를 잡고 있네요!
그런데 밭전체에 이렇게 튼실하게 고구마가 들어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멧돼지가 아직 크지도 않은 고구마 밭을 모두 헤치고 다녀서 고구마가 들지 않거나 손가락 굵기만한 고구마가 많습니다. 여기 저기서 멧돼지로 인한 피해소식이 많이 들리지만 한적한 시골의 경우는 그 피해가 더욱 많습니다.
그나마 수렵허가가 떨어져서 개체수가 좀 줄어들어 피해가 줄기를 바랄뿐입니다.

호박고구마는 자식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심었는데 먹어본 분들이 주문을 해서 상품만 따로 박스에 담았습니다.

20박스 가까이 되어서 다 맞추지 못할줄 알았는데 주문량을 맞출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덕분에 저희는 멧돼지로 인하여 크지 못한 자잘한 고구마를 가지고 왔답니다.
멧돼지가 막 들기 시작한 고구마를 먹기 위해 헤치고 다니면 다시 뿌리를 내야 하기 때문에 이렇게 알이 작습니다.

무릇 고구마는 구워먹어야 제맛이지만 호박고구마는 삶아 먹어도 구워먹어도 맛이 기가 막히게 맛있습니다.
한때 밤고구마가 밤처럼 파근파근해서 인기가 있었는데 호박고구마는 팍팍하지 않으면서 밤고구마의 맛을 띄고 있어서 더욱 맛이 있습니다.

집에 오자 마자 바로 고구마를 삶아먹었습니다. 1년만에 맛보는 호박고구마의 맛! 정말 맛있습니다. ^^

물을 많이 넣고 푹 삶으면 이렇게 물기가 촉촉하게 삶아지는데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이렇게 삶아드리면 아주 잘 드십니다.


당도도 높고 다이어트 음식으로 알려지면서 많이 드시는 고구마..
아직 호박고구마를 맛보지 않으셨다면 꼭 한번 맛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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