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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천어 축제장의 이상한 행동들

Kay~ 2009. 1. 6. 09:25

산천어 축제장의 이상한 행동들

지난 겨울에 화천 산천어 축제[각주:1]에 갔습니다. 사실 산천어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고 갔습니다. 우리 부부는 가끔 여행사를 이용하여 관광차를 타고 여행을 합니다. 가까운 거리는 자가용으로 가지만 조금 먼거리는 관광차가 그만이거든요. 아직도 어디 다닐때면 같이 손을 잡고 다니기에 자가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편하기도 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손을 잡고 갈 수도 있고 같이 맛있는것을 먹으면서 자연도 구경할 수 있는데다 비용까지 절약할 수 있으니 일석사조를 넘어섭니다.

모르는 사람과 관광차를 타고 가면 조금 서먹한 느낌도 있지만 가이드의 안내와 이벤트로 나름 재미도 있습니다. 화천에 거의 도착할 즈음에 가이드가 산천어 잡는 법을 말해주더군요. 얼음 구멍속에 가짜고기가 달린 낚시를 넣어놓고 훌치기처럼 낚시줄만 당겼다 놨다 하면 고기가 잡힌다는 것이었습니다.

차내에 있는 저희 부부를 포함하여 동행객들은 모두가 꿈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산천어를 잡으면 회를 쳐서 먹기도 하고 은박지에 쌓아 구워먹기도 한다니, 거기에 고기를 가장 많이 잡는 사람에게 상품까지 걸려 있으니 정말 오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천 산천어

산천어 (출처. 화천산천어 축제 홈페이지)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하여 축제장에 들어서니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더라고요. 여행사가 아니었으면 입장표도 끊을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입장표는 하루 9천명으로 한정이 되어 있으며 주말에는 일찍 매진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화천 냇가에 40Cm 넘는 얼음위에 수많은 사람들이 눈앞에 펼쳐지는데 빙판위로 올라서니 여기 저기 낚시 구멍이 뚤려 있는데 빈곳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입장하는 순간부터 너무 많은 축제인파로 인하여 낚시도 못하고 돌아가나보다 하고 실망을 하고 있는데 얼음에 구멍을 내는 끝이 뾰족한 쇠막대기 있더라고요. 그래서 구멍을 뚫고 낚시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한참을 서서 낚시줄만 당겼다 놨다 했지만 도무지 잡힐 기미가 보이질 않습니다.
(카메라를 놓고 가서 전체적인 분위기나 자세한 촬영을 못했습니다.)

 

그런데 여기 저기서 와~ 와~ 소리를 지르며 산천어를 낚아 올리는 것입니다. 그런 모습을 보니 마음은 급하고 서서히 열이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가만히 보니 잡는 사람만 잡더라고요. 잔머리 잘 굴리는 Kay~는 고기를 잡아 올리는 사람을 유심히 관찰합니다.

유 레 카 !

드디어 알아냈습니다.!

머리를 숙이고 뭘하는 것일까?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이므로 퀄리티가 떨어져도 양해바랍니다.

화천 산천어 축제
 
화천 산천어 축제

화천 산천어 축제

얼음구멍을 들여다 보는 강태공?

머리가 얼음구멍으로 들어갈 것 같지만 고기를 잡는 비법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

화천 산천어 축제

화천 산천어 축제

화천 산천어 축제

화천 산천어 축제

 
목이 아픈가 봅니다. 아니면 10마리 이상은 잡겠다고 큰 소리 친것을 후회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화천 산천어 축제
 
화천 산천어 축제

모두들 아주 열심히 얼음 구멍을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
가끔씩 고기가 지나가면 흥분에 찬 목소리를 "고기다~~~~~~" 하고 소리를 치기도 합니다.
그러다 같이 간 가족(아내, 나, 아들, 처형)에게 기대를 해보지만 어려워보입니다.
저의 부담이 더욱 커지기만 하는데... 드디어 구멍속 전방 30Cm 전방에 놈이 모습을 들어냈습니다.
팔뚝만한 산천어가 얼음구멍의 정중앙을 지나는 순간 신들린듯한 내 손은 너무 빠르지도 느리지 않게 위로 휙 낚아 채는 순간 묵직한 힘이 느껴지면서 툭툭 하며 짜릿한 쾌감이 낚시줄을 타고 전해지고...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잡 았 다 ~~~~~~

화천 산천어 축제

이 한마디 외에 더 이상 다른 말이 필요없습니다. 우하하하하!
아 정말 이렇게 짜릿하고 기분 좋았던 일이 없었던것 같습니다. 엄청 크네요! 한마리도 잡지 못하고 마냥 부러워만 하든 우리 식구들 눈빛은 금새 역전되어 부러워하는 남들의 시선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본래 낚시를 좋아라 하지 않아서 이런 느낌을 받아본게 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맛에 얼음낚시를 하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화천 산천어 축제
잡은 산천어는 죽지 않도록 얼음에 구멍을 뚫어 물이 고이도록 한다음에 얼음 웅덩이에 집어넣고 이후로도 주변의 부러운 시선을 받으며 저 혼자 다섯마리를 잡았답니다.

가족중에서 저만 짜릿하고 황홀한 손맛을 느꼈나 봅니다. 얼마든지 잡을 수가 있을것 같은 자신감충만상태였는데 시간이 다 되어서 서둘러 배를 채우러 밖으로 나갔습니다.

강옆에는 회도 쳐주고 은박지에 고기도 구워먹을 수 있도록 준비가 되어 있답니다. 물론 그리 큰 공간은 아닙니다. 하지만 산천어를 잡은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던지 우린 쉽게 산천어구이를 해먹을 자리를 잡았답니다. 3마리는 회를 쳐서 먹고 2마리는 은박지에 넣고 소금을 친다음에 똘똘 말아서 싼다음에 번개탄 위에 올려 산천어 구이를 해먹었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 너무 부러워해서 적지만 나눠주기도 하면서 먹느라 정신없어서.. 인증샷을 잊어버렸습니다.
어쩔 수 없이 먹다 말고 중간에 한컷! ㅋ

화천 산천어 축제

먹다 말고 찍은데다 핸드폰으로 찍었더니 에구 볼품은 없네요!

한마리도 못 잡으면  물속으로 들어가 맨손잡기라도 해야 할 분위기였는데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강원도까지 간 보람을 느끼고 오는 길에 대관령 양때목장에 들러서 구경하고 돌아왔답니다. 지금도 그때의 기억과 추억, 산천어를 낚아올릴때의 짜릿한 손맛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혹시 산천어축제에 가실분들을 위해서 제가 터득한 산천어 잡는 노하우를 공개합니다.

 산천어 잘 잡는 방법

  1. 얼음구멍을 넓게 파서 수중 시야를 확보한다.
    (너무 넓게파면 얼음이 깨질 수도..)
  2. 얼음구멍 속으로 머리를 들이밀고 산천어가 오는지 감시한다.
  3. 산천어가 낚시 바늘 위로 지나가는 순간 낚시바늘을 시속 40km 로 끌어올린다.
    (물속에 낚시바늘을 넣고 당겨서 낚시가 돌지 않는 속도로 당기는 것이 비법)

덧1. 절대 빠르게 끌어올리마세요. 산천어 낚시는 먹잇감을 끼우지 않고 저위에 낚시바늘만으로 잡는데 고기모양의 메탈이 납작하여 낚시줄을 엄청 빨리 당기면 낚시바늘이 옆으로 휙 돌아서 산천어에 명중이 되지 않는답니다. 

덧2. 산천어가 작은것은 꽁치만하고 큰넘은 고등어만합니다.

덧3. 산천어는 양식이며 일정시간단위로 트럭이 와서 고기를 풀고 갑니다.
       건너편에 트럭이 나타난다 싶으면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낚시를 하시면 잡힌답니다.

여행사 요금은 그리 비싸지 않은데 산천어 축제장 입장료가 비싸네요! 그런데 입장권 끊으면 농촌사랑나눔권 5,000원권을 주는데 그것으로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으므로 꼭 쓰시고 오시면 됩니다.

조금 멀다 싶지만 아이들과 함께 하면 더욱 재미난 겨울의 추억을 만들 수가 있을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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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북한강 최상류의 1급수가 흐르는 청정지역 화천군에 흐르는 강은 물이 깨끗하여 물속을 들여다보면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여 물속에 있는 산천어가 아주 잘 보인다. 화천 산천어축제는 얼음썰매, 눈설매, 얼음축구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 볼거리, 먹거리가 가득한 겨울철 이색테마축제이다. [본문으로]